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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 맘을 몰라

이책을 읽으면서 우리집 풍경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작은 아이는 여자아이다보니 섬세해서 오빠와는 놀이나 노는 방법이 너무 다르고 오빠는 놀아주겠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때리게 되고 괴롭히는 결과가 나온다 그런 반면에 바쁜 아빠는 아이들과 놀아주기보다는 자신의 업무에 지치고 돌아와서는 쉬기 바빠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며 놀기가 너무 힘들다   리즈는 앨런 오빠와 아빠와 함께 오토바이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캠핑장에서 캠핑중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는 것이 앨런이 리즈의 스케치북에 누드화를 그려놓은 것이다 그래서 뛰쳐나오게 된 리즈는 샐리 벡이라는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뭔가 신기한 이야기가 숨겨져있을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리즈는 화가 나서 뛰쳐나왔지만 돌아갈수밖에 없는 자신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린다 멀리 뛰어가는 사람과 날아가는 갈까마귀 세마리 그리고 노을지는 하늘...       리즈는 아무생각없이 내뱉는 앨런 오빠의 말들이 너무 짜증이 난다 가장 무도회에서 리즈에게 화가의 의상을 입히자는 말을 하면서 남자니까 수염을 붙이고 헐렁한 아빠의 셔츠를 꾸며보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리즈는 왜 화가가 꼭 남자라고 생각하는 거냐며 따진다 리즈의 마음은 왜 화가든 정원사라 하면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책속에서 리즈는 몇살인지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열두어살 정도 되었을거로 생각이 드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렸을때도 왜 여자아이는 당연히 치마를 입어야 한다고 하는지 왜 집안일을 배워야하는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남자도 마찬가지로 꼭 성별마다 해야할 일이 정해져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책은 단순히 캠핑장에서 벌어지는 남매의 말다툼과 이를 말리고 싶어하는 아빠의 이야기라고만 볼수는 없다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옛날에는 당연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그때는 사람이라며 당연히 누려야할 것을 여자는 누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   리즈는 그 다음날 아빠의 오토바이 경기를 보는 대신 한때는 남자였다가 다시 여자로 돌아왔다는 샐리 벡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칼튼홀에 있는 오두막으로 향한다 거기서 듣게된 샐리 할머니의 이야기는 리즈가 품는 불만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야기였다 원래 남자였다는 샐리 벡 할머니는 여자아이지만 할수없는 일들때문에 집을 나와 남자아이인척하며 생황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살다 어쩔수없이 들키게 된 삶을 살았지만 남자아이로 살면서 힘든 생활속에서도 자유를 얻었다는 것이 너무도 마음아팠다 휘파람을 부는 단순한 행동도 마음대로 할수없었다는 말이 그당시의 여자로서의 삶을 살짝 대변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싶다.   앞에서 열장정도를 이제 13살이 된 큰 아이와 같이 누워서 읽어줬는데 소리내서 읽으며 한줄한줄 읽다보니 행간에 숨어있는 리즈의 마음이 좀더 머리속에 잘 그려지며 이해가 되는것 같았다 지금껏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속으로 읽었을때와는 달리 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말하며 리즈에 대해 말하다보니  리즈가 왜 그럴수밖에 없는지 그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리즈는 결국 샐리 벡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아빠와 앨런이 있는 캠핑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무도회에 가는 의상을 꾸미지 않고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가겠다고 말한다 꼭 남으로 뭔가를 꾸미지않고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의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알아보는 것과 동시에 부정하는 모습도 보일때가 있다 리즈가 가치관이 형성되는 그 시기에 들어서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책속의 그림은 리즈가 그린 그림대로 리즈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마음이 가는대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놓고 한줄의 글을 써놓는데 그걸 보면 리즈의 현재 마음이 잘 느껴진다. 책을 읽으며 리즈가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해서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춘 아이로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생각보다 들어오는 상념이 너무 많아 뭐가 자신이 원하는것인지 모를때가 많기 때문이다     유아들의 그림책을 쓰고 그리던 앤서니 브라운을 이렇게 창작동화속 그림으로 만나게 되니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이야기속 리즈의 마음을 보여주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차분하면서도 리즈를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 예전 그림에서 보이던 숨은그림찾기식의 그림도 드문드문 보여 재미도 던져주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니 더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 너무 튕겨져 나가지 않고 제자리로 잘 돌아오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찾아내는 것 이런 것들이 지금의 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인데 멀리 돌아가지 않고 잘 찾아질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어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난 아빠와 오빠의 들러리가 아니라고요!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 세계적인 어린이 책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이 그리고,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휘트브래드 상을 수상한 재니 호커가 쓴 동화입니다.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치밀하면서도 은유적인 그림과 상상력 풍부한 재니 호커의 섬세한 문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읽는 이의 시선을 쉼 없이 사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