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지혜를 얻기 위해 만리 먼 땅의 스승을 찾기도 하고, 몸소 구르고 뒹굴며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한다. 우주로 갔다가 다시 땅에
쏟아지며 그 위력이 온 천하에 울려퍼지는 ‘지혜’에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그래서 지혜 있는 자는 한마디 말로 사람을 구하고 단기필마로 십만
정병을 물리치며, 오늘을 사는 우리는 지혜 있는 자를 두고두고 칭송하며 그를 배우지 못해 안달을 한다.《용재수필(容齋隨筆)》에는 난세의
숲을 헤쳐 온 영웅의 기상과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물리친 책략가들의 꾀가 가득하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선(善)을 권하고 악(惡)을 버리도록
경고하며 사람을 기쁘게도 하고 경악하게도 한다. 또한 견문을 넓혀 주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일깨워 주며, 의심을 해소하고 사리가
밝게 빛나도록 한다. 중국의 마오쩌둥은 어딜 가나 이 책과 함께 했고,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읽고 싶어 했다고
전해진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이처럼 고전과 만나 그를 먹고 마시고 입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무릎을 치며
밤새워 읽는 즐거움을 통해 난세의 숲을 헤쳐 온 영웅의 기상과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물리친 책략가들의 꾀에 흠뻑 취해보도록 하자. 분명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세상에 널린 게 사람이다. 그보다는 덜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널린 게 또
인재이다. 사람마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다. 잘하는 것을 발휘할 기회를 얻으면 인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한낱 범인으로 살다 스러지고
만다. 힘이 있고 용감한 자는 난세에, 지식이 충만하고 덕이 있는 자는 태평세월을 만나야 비로소 인재로 등극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백지 한 장보다 얇은 삶의 두 갈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그를 쓰는 사람의 안목에 달려 있을 때가 많다. 사람을 쓰는
이들은 “내 곁에 쓸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하지만 정작 사람 보는 눈을 키우려고 하지는 않는다. 대륙을 누비며, 장강에
몸을 맡긴 이 책의 수많은 인물과 만나다 보면 사람을 보는 눈이 저절로 뜨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인재를 찾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사람 때문에 울고 웃는 이들이여, 이 책의 바다에 빠져보라. 그러면 어느새 당신 주위에 쓸 만한 사람(인재)들이 구름처럼 다가와 있을
것이다
남송 시대의 홍매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그때마다 정리해 집대성한 책이다. 역사, 문학, 철학, 정치 등 여러 분야의 고증과 평론을 엮었다. 홍매는 자신의 저작을 처음 ‘수필(隨筆)’이라고 명명했다. 이는 정통적이고 주류적인 고문(古文)의 영역과는 달리 홍매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냈기 때문이다.
용재수필 16권, 속필 16권, 삼필 16권, 사필 16권, 오필 10권인 5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필 을 제외하고는 매 편마다 서문이 있는데 사필 의 서문에서 처음 내가 용재수필 을 썼을 때는 장장 18년이 걸렸고, 이필 은 13년, 삼필 은 5년, 사필 은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고 했다. 이와 오필 을 합쳐 본다면 홍매는 근 40년의 세월을 용재수필 과 함께한 셈이다. 총 1229조목에 달하는 분량은 개인의 필기로는 보기 드문 것으로 여기에는 홍매 일생의 모든 학식이 담겨 있다.
오늘날 에세이(essay)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수필(隨筆)’이라는 용어를 제일 처음 사용한 용례가 바로 용재수필 이기도 하다. 그러나 홍매가 사용했던 ‘수필’이라는 용어의 함의는 지금처럼 개인의 경험과 감상을 가볍게 서술하는 신변잡기식의 감성적 글쓰기와는 거리가 있다. 홍매는 자신의 글을 ‘수필’이라 명명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생각이 가는 대로 써 내려갔으므로 두서가 없어 수필이라 했다. 생각을 따라 자유롭게 쓴 글이라는 의미로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용재수필 은 경전과 역사, 문학작품에 대한 고증과 의론, 전인의 오류에 대한 교정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독서의 심득을 기록한 공부의 산물이다.
용재오필 권1
1. 천경을 비롯한 여러 절기 天慶諸節 1
2. 괵주의 두 자사 ?州兩刺史 1
3. 호가호위 狐假虎威 3
4. 서적과 장찰 두 선생의 가르침 徐章二先生?人 4
5. 장뢰와 여남공 두 선생의 문장론 張呂二公文論 5
6. 시도 때도 없이 황제와 대면한 낭관 ?官非時得對 6
7. 영토를 포기한 왕안석 王安石棄地 7
8. 쌍둥이는 먼저 태어난 쪽이 형 雙生以前爲兄 8
9. ??풍속통?? 風俗通 9
10. 속어의 출처 俗語有出 9
11. 공신을 버린 못난 군주 昏主棄功臣 10
12. 고향집 묻기 問故居 12
13. 군수와 현령을 지내지 않았던 당의 재상 唐宰相不歷守令 14
14. 장석지와 유혼 張釋之柳渾 15
15. 군주를 떨게 한 신하 人臣震主 16
16. 오경수재 五經秀才 19
17. 도잠이 팽택을 떠난 이유 陶潛去彭澤 20
18. 노장을 두려워했던 강족과 융족 羌戎畏服老將 20
19. 옛사람 자에서 한 글자만 썼던 사례 古人字只一言 21
용재오필 권2
1. 이숙의 불화 二叔不咸 31
2. 관리의 품계와 복장 官階服章 31
3. 보름이 아닐 때의 월식 月非望而食 32
4. 경선교 慶善橋 34
5. 서한 이래 관직의 추가 西漢以來加官 34
6. 여망비웅 呂望非熊 36
7. 당나라 조인의 묘비명 唐曹因墓銘 37
8. 당대 역사서의 글자 누락 실수 唐史省文之失 38
9. 이덕유가 명령을 논하다 李德裕論命令 39
10. 한 무제와 당 덕종 漢武唐德宗 40
11. 당 숙종에 대한 평가 諸公論唐肅宗 41
12. 손사막과 사마자미의 말 孫馬兩公所言 42
13. 원진의 시 元微之詩 44
14. 요릉과 희룡라에 대해 간언하다 諫?綾?龍羅 45
15. 상정학사 詳正學士 46
용재오필 권3
1. 인생의 다섯 단계 人生五計 53
2. 영주와 막주의 새 瀛莫間二禽 54
3. 사대부의 피휘 士大夫避父祖諱 55
4. 죽음으로 충성을 보여준 원정 부자 元正父子忠死 55
5. 소영사의 풍절 蕭穎士風節 58
6. 석우풍 石尤風 60
7. 강풍우국 江楓雨菊 61
8. 개원 연간의 궁녀 開元宮嬪 62
9. 상리조 相里造 63
10. 선친의 시사 先公詩詞 64
11. 이름이 같은 주와 현 州縣名同 74
12. 삼아의 군제 三衙軍制 75
13. 구양수의 책봉과 추증 歐陽公勳封贈典 77
14. 가우 연간의 네 명인 嘉祐四? 79
15. 구양수의 ?오방노인축수문? 五方老人祝聖壽 79
용재오필 권4
1. 시를 지은 의도 作詩旨意 89
2. ?시경?소남?하피농의何彼?矣? 平王之孫 93
3. 모시의 어조사 毛詩語助 94
4. 소식의 문장 東坡文章不可學 96
5. 한유의 겸손함 韓文稱名 101
6. 대리시와 대리시경의 별칭인 棘寺극시와 棘卿극경 棘寺棘卿 101
7. 진나라의 유문 晉代遺文 102
8. 한 무제와 전분?공손홍 漢武帝田?公孫弘 107
9. 근래 전장제도의 차이점 近世文物之殊 109
용재오필 권5
1. 유공지사 庾公之斯 121
2. 세상 모든 일은 지나쳐서는 안 된다 萬事不可過 123
3. 황제생신 때 퇴직관료의 축원 致仕官上壽 125
4. 봄바람 비웃는 복사꽃 桃花笑春風 126
5. ?엄선생사당기? 嚴先生祠堂記 127
6. 나라를 망치는 호언장담 大言誤國 128
7. 향시 면제의 은혜를 입은 종실자제 宗室覃恩免解 131
8. ??구당서??와 ??신당서??에 수록된 한유와 유종원의 문장 唐書載韓柳文 132
9. 명령과 사수산의 봉황 冥靈社首鳳 135
10. ??좌전??에 언급된 주 명칭 左傳州郡 137
11.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습관 貧富習常 138
12. 당나라의 재상 唐用宰相 139
13. ??사기??의 간략하고 오묘한 문체 史記簡妙處 140
14. 옥진원에서 비 개어 즐거움을 노래한 시 玉津園喜晴詩 142
15. 사리사욕만 앞세운 무능력한 괵왕 이거와 하란진명 ?巨賀蘭 144
용재오필 권6
1. 파양에 대한 글 ― 도힐의 ??칠담?? ?陽七談 153
2. 경전 해석서의 명칭 經解之名 154
3. 점괘를 공경하며 받아들이지 않는 현 세태 卜筮不敬 155
4. 흰 설탕 糖霜譜 157
5. 섬서를 지킨 이언선 李?仙守陝 161
6. 현자를 질투하는 간웅 奸雄疾勝己者 168
7. 이자놀이 俗語放錢 171
8. ??한서??에서 언급된 곡영의 사적 漢書多?谷永 171
9. 옥당 玉堂殿閣 174
10. 사람 죽이는 것을 좋아한 한 무제 漢武帝喜殺人者 176
11. 지인의 어려움 知人之難 178
12. 관직의 제수와 이직 館職遷除 179
용재오필 권7
1. 예측할 수 없는 흥망성쇠 盛衰不可常 187
2. 당나라 부 어구의 유사성 唐賦造語相似 190
3. 장온고의 ?대보잠? 張蘊古大寶箴 193
4. 송나라 초기의 서적 國初文籍 196
5. 전한의 교사 ?西漢郊祀天地 197
6. ‘騫건’과 ‘?헌’ 두 글자의 의미 騫?二字義訓 198
7. 국신릉 書麴信陵事 199
8. 공우와 주휘의 늦은 출세 貢禹朱暉?達 201
9. 백거이의 ?비파행?과 소식의 ?해당시? 琵琶行海棠詩 202
10. 남을 따라 하지 않은 소식 東坡不隨人後 203
11. 백거이와 원진의 제과 연습 元白習制科 206
12. 문하생의 문하생을 만나다 門生門下見門生 207
13. 한유와 소식?두보의 말 묘사 韓蘇杜公?馬 209
14. 폭풍과 서리?가뭄으로 인한 농가의 피해 風災霜旱 212
용재오필 권8
1. 나이를 언급한 백거이와 소식의 시 白蘇詩紀年歲 221
2. 백거이의 ?자제주고自題酒庫? 天將富此翁 232
3. 봉록에 대해 언급한 백거이의 시 白公說俸祿 233
4. 백거이의 좌천 白居易出位 238
5. 구양수의 ?취옹정기?와 소식의 ?주경? 醉翁亭記酒經 240
6. 백거이의 ?감석시? 白公感石 241
7. 이치에 맞지 않는 ??예부운략?? 禮部韻略非理 243
8. 공신의 선조 추증 唐臣乞贈祖 245
9. 잘못 사용되는 경전의 표현 承習用經語誤 246
10. 백거이의 표 長慶表章 249
11. 원진과 백거이의 제과 元白制科 252
12. 8종 불경 八種經典 252
용재오필 권9
1. 답신 쓰기를 싫어하다 畏人索報書 261
2. 백거이의 ?불능망정음? 不能忘情吟 262
3. 소식의 ?금귀장축문? 擒鬼章祝文 263
4. 구양수의 ?송혜근? 시 歐公送慧勤詩 266
5. ‘委蛇위이’자의 변체 委蛇字之變 267
6. 정원의 이름으로 쓰이지 않는 ‘東동’자 東不可名園 270
7. 갖은자 一二三與壹貳參同 271
8. ‘恙양’자의 의미 何恙不已 273
9. 양한 시기 ‘人人인인’과 ‘元元원원’의 사용 兩漢用人人元元字 274
10. 한유의 ?조주사표? 韓公潮州表 280
11. 지기를 만나는 즐거움 燕賞逢知己 282
12. 단오의 첩자사 端午貼子詞 284
용재오필 권10
1. 애공이 사에 대해 묻다 哀公問社 295
2. 의미가 일관되지 않은 절구 ?句詩不貫穿 297
3. ?농부?와 ?전옹? 시 農父田翁詩 299
4. 위 선공의 두 아들 衛宣公二子 300
5. 단을 필이라 하다 謂端爲匹 301
6. 초당에 관한 시 唐人草堂詩句 302
7. ??공양전??과 ??곡량전??의 날짜 표기 公穀解經書日 305
8. 유응진의 압자 柳應辰押字 310
9. 후손이 없었던 요임금 唐堯無後 312
10. 잠시의 공경 斯須之敬 314
11. 병오년과 정미년의 재앙 丙午丁未 315
12. 재상의 임용 祖宗命相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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