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라고 하면 자연 환경의 변화에 맞서 종족을 보호하고,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진화 라는 단어의 의미도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만 이 책 <진화에 정답이 어딨어?>는 모든 생물의 진화가 그렇지 않음을 재미있는 사례와 자세한 검증을 들며 설명하고 있다.
양자택일의 선택에서 각각의 선택의 결과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진화의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진화가 반드시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뇌냐 생식을 위한 성기냐에서는 각각의 크기를 선택했던 동물들의 사례를 보여주며, 어느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는 독자의 몫에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자연에서의 진화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진화하는 경우, 인간의 잣대가 정답이 아님을 증명해주기도 하며, 진화에 실패하고 결국 사라져 버릴 위기에 있는 경우, 인간의 기준으로 해석한 동물들의 행동에 대한 오해 등 익히 알고 있는 동물부터 이름도 낯선 여러 동물들의 사례를 쉬운 문체로 풀어 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특히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인간 일상의 얘기로 시작하여 그래도 대입도거나 반전을 일으키는 생물들의 이야기로 연결해가는 구성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 읽고 나면 제목이 더 눈에 들어오고, 깊이 공감하게 되는 책이다.
진화는 적자생존 의 울타리 안에서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어 왔다. 그러나 과연 다윈의 말대로 강하고 민첩한 개체 만이 이 울타리의 지배권을 확보해 왔을까? 살아남은 개체들이 모두 진화의 정석일까? 비행에는 지존이지만, 착륙에는 젬병인 군함조의 사례처럼 예외는 없을까? 이 책은 이 모든 불온한 의문들을 출발점 삼아 시작한다. 강하고 약삭빠른 동물만이 진화의 승자가 된다는 다윈의 법칙은 적어도 이 동물들에게만큼은 예외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환경과 악조건 속에서도, 독자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갔던 기막힌 동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책속에는 진화의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고, 일반적인 룰을 넘어 자기 스스로를 프로듀싱했던 기똥찬 녀석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비행에는 지존이지만 착륙에는 젬병인 군함조, 통각을 최소화했지만 섹스의 자유를 박탈당한 벌거숭이두더지쥐, 자가생식의 비기(秘技)를 익혔지만 유전자 개량엔 뒤처질 수밖에 없는 코모도왕도마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동물들은 모두 환경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지만 독자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들은 ‘최적화’와는 관계없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진화할 권리가 있다. 설령 어떤 종이 엉뚱한 진화로 우릴 당혹케 하더라도 인간은 그 가치 평가를 일단 유보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책 속 동물들에서 볼 수 있듯, 진화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는 예측할 수 없으므로 말이다. 진화에 결코 정답은 없으며 정답은 개체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 다윈을 헛기침하게 한 불온한 이야기들
1장 무척추동물 : 척추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달팽이들, 좀 적당히 하지! 트랜스젠더 달팽이들의 고달픈 짝짓기 /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죽지 않아! 강인한 생명력의 화신, 곰벌레 / 뿔의 위치로 날 재단하지 마! 다양성의 인정, ‘딱정벌레적 삶’의 출발점 / 진화? 비주얼로 일단 먹고 들어가야죠. 뿔 매미의 디자인 전략 / 집게발에 불꽃이 튀도록 달려! 늙은 갑각류의 철인 3종 경기
2장 어류 : 진화 게임의 베스트 플레이어
물 없이도 살 수 있는 물고기 봤어? 생존에 물불 없다! 킬리피시! / 배고픈데 어떡해? 입 안에 알을 품는 동갈돔의 딜레마 / 외모지상주의가 아니야. 생존을 위한 본능일 뿐 바다 속의 탐미주의자 구피 / 사랑한다면 임신까지 대신해 줄 수 있어. 수컷 해마의 헌신적 사랑
3장 양서류 : 건조한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예민한 생물
속임수에 능한 자만이 미녀를 얻는 법. 녹색개구리의 짝짓기 팁! / 남편 바람기에는 매질이 특효약. 도롱뇽 암컷의 독기 어린 질투
4장 파충류 : 전략적 진화의 첨단을 보여 주다
색깔 변화는 기본, 바디 일체형 에어백까지. 카멜레온의 풀 옵션 생존 전략 / 맛보다는 속도에 목숨 건다. 사막의 푸드파이터 가시악마도마뱀 / 능력 없는 수컷 따윈 필요 없어! 처녀생식의 비기, 코모도왕도마뱀 / 언제까지 이미지에 속을 테야? 뱀에 관한 몇 가지 편견들
5장 조류 : 등가 교환의 법칙, 진화에도 예외는 없다
여행자의 짐은 가벼울수록 좋은 법. 생존을 위해 유랑을 택한 철새들 / 불길한 이미지, 이젠 탈피하고 싶습니다. 마녀사냥의 희생자 까마귀 / 비행에 최적화된 몸. 저주일까, 축복일까? 군함조의 비극적 운명
6장 포유류 :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여전히 전도유망한 모델
잠을 자야 머리가 좋아진다는 게 사실? 땅다람쥐의 동절기 혼수상태 / 남 좋은 일만 하는 불쌍한 악마. 멸종 위기에 처한 태즈메이니아데빌 / 스트레스는 먹으면서 푸는 게 최고지. 햄스터의 못 말릴 폭식증/ 고통 없는 지하세계. 벌거숭이두더지쥐의 기묘한 공동체 / 제발 나를 귀찮게 하지 마! 신경과민성 외톨이, 레밍 / 열 받으면 눈에 뵈는 게 없어. 코뿔소가 자동차에 시비 거는 이유 / 세렝게티의 잠 못 이루는 밤. 기린의 고단한 삶 / 혈통은 같아도 성정은 천차만별. 영양 가문의 두 형제 이야기 / 아빠는 만날 오빠만 좋아해! 사슴 아빠들의 편향적 취향 /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딸기가 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 / 복잡한 뇌냐, 커다란 페니스냐. 택일의 기로에 선 박쥐의 선택은? / 돌고래의 지능은 과대평가 되었다? 짐작과는 다른 돌고래의 이면들
7장 영장류 : 거듭된 실수를 통해 구축된 견고한 지능 체계
무조건 덤벼들지 말고 아주 부드럽게. 대책 없이 낭만적인 양털거미원숭이 / 긁어 주면 널 안아 줄게! 미용의 대가로 성을 제공하는 필리핀원숭이 /
사과 한 개의 교환 가치는? 살인과 매춘이 난무하는 침팬지들의 세계 / 금발머리, 근시안, 류머티즘. 호모 사피엔스의 실수와 사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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